PER이 45배에서 22배로 내려왔다는 문장을 보면 반사적으로 “싸졌다”고 읽게 된다. 그런데 삼양식품을 뜯어보면 주가는 29% 빠졌고 이익은 40% 늘었다. 배수 하락의 절반은 주가가 아니라 이익이 만든 것이다. 이익이 만든 배수 하락은 저평가가 아니라 정상화다. 그만큼은 이미 실현된 성과이므로 앞으로 다시 쓸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배수를 볼 때 분자와 분모 중 무엇이 움직였는지를 분리하지 않으면, 주가 하락으로 생긴 할인과 이익 증가로 생긴 할인을 같은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후자는 살 이유가 되지 못한다.

근거

작년 9월 45배에서 절반이 됐는데, 뜯어보면 주가가 29% 빠지고 이익이 40% 늘어서 그렇게 된 거임. 배수가 내려온 절반은 이익이 만든 거임.

더 유용한 건 역산이다. 해외 라면·스낵 5개사 선행 PER 중앙값은 12배다. 작년 순이익에 이 배수를 씌우면 시총의 53%밖에 채워지지 않는다. 나머지 47%는 아직 벌지 않은 돈에 붙은 값이다. 시총 전체를 동종 배수로 설명하려면 순이익 7,400억 원이 필요한데 내년 추정치는 6,200억 원이다. 20%의 갭이 남는다.

그래서 “고점 대비 29% 빠졌으니 싸진 걸까”라는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시총의 47%가 걸린 미래 이익을 위협하는 변수가 지금 늘고 있는가, 줄고 있는가. 관세 12.5%, 나프타 +70%, 2027년 중국 공장 가동에 따른 마진 희석 가능성은 전부 늘어나는 쪽이다. 실적 발표 후 20거래일 초과수익률이 2024년 +35%p → 2025년 +2%p → 2026년 -15%p로 3년 연속 줄어든 것은, 시장이 좋은 실적을 못 알아본 게 아니라 그 47%를 계속 깎고 있었다는 뜻으로 읽힌다.

연결된 생각

출처

클리핑 · 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