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g Uk Yang’s Post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을 시장에 내놨습니다. 매각주관사 JP모건, 희망가 약 8조 원. 그런데 한화그룹이 LOI를 받고도 검토를 중단했다는 보도가 오늘 나왔습니다.

숫자 세 가지를 두고 보면 이 거래의 성격이 분명해집니다.

① DH는 이미 1.5조 원을 회수했습니다. 2023~2025년 3년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으로 본사가 가져간 금액이 1조 4,399억 원. 같은 기간 배민 누적 영업이익의 74%입니다. 2019년 인수가 4.75조 원의 약 30%를 이미 회수한 상태에서, 8조 원 매각이 성사되면 7년 만에 누적 9.5조 원 회수가 됩니다.

② 영업이익은 3년째 감소 중입니다. 2023년 6,998억 → 2024년 6,408억 → 2025년 5,928억. 그런데 매각가 8조 원은 2025년 영업이익의 약 13.5배입니다. 비교군을 보면 도어대시의 Deliveroo 인수가 fwd EBITDA 13.4배, 프로수스의 Just Eat Takeaway 인수가 약 9배였습니다. 성장이 멈춘 자산에 글로벌 1티어 멀티플을 붙인 가격표입니다.

③ 시장 운동장은 이미 기울었습니다. 2025년 8월 서울 결제액 기준 쿠팡이츠 2,113억 원이 배민 1,605억 원을 31% 초과했습니다. 와우 멤버십 무료배달이 게임체인저가 됐고, 여기에 수수료 상한제 입법과 공정위 자사 우대 조사가 인수자 입장에서 더해진 리스크입니다.

한화가 빠진 자리에 남은 후보는 신세계·롯데·네이버 같은 국내 SI, 어피니티·칼라일·KKR 같은 PEF, 그리고 최근 DH 지분 4.5%를 확보한 우버 정도입니다. 어느 쪽이든 8조 원은 기준점일 뿐, 실제 협상가는 6.5~7조 원 선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거래의 본질은 단순한 M&A가 아니라고 봅니다. 외국계 자본이 한국 플랫폼에서 7년간 어떻게 현금을 회수하는지 보여준 사례이자, 외식업·자영업·라이더가 만든 부가가치가 어디로 흘렀는지를 정리하는 마지막 장입니다.

F&B 운영자 입장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변수는 ‘매각 성사 여부’가 아니라 ‘인수자의 성격’입니다. PEF가 들어오면 5년 내 회수 압박으로 수수료·광고비 인상이 거의 확실시되고, 국내 유통 SI가 들어오면 멤버십·결제 시너지로 단가는 안정되지만 거래조건 압박이 가중됩니다. 매각이 무산되면 DH는 또 한 번 4,000~5,000억 규모의 본사 송금을 시도할 가능성이 큽니다.

어느 시나리오에서도 자영업자가 지는 구조라는 점이 가장 뼈아픈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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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딜리버리히어로, 배민 매각 추진 LOI 발송…한화 등 거절 넘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