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파일] SK하이닉스 500만원 가나요?

Source: X Article
Fetched via: api.fxtwitter.com/status/2079556008695968194tweet.article.content.blocks
주의: 이 클리핑은 투자 판단 또는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과 valuation framing을 학습하기 위한 자료다.

요약

이 글은 SK하이닉스를 HBM 수혜주로만 보는 관점을 경계하고, 메모리 반도체가 본질적으로 cyclical industry라는 점을 강조한다. 3사 과점과 높은 진입장벽이 가격 하락을 막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투자와 공급 시차 때문에 오히려 사이클을 증폭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실적 peak에서는 순이익이 커져 PER이 낮아 보이므로, cyclical stock에서는 낮은 PER이 반드시 저평가를 뜻하지 않는다는 valuation paradox를 다룬다.

원문

들어가기 전에 요약

SK하이닉스는 지금 지구상에서 돈을 제일 잘 버는 반도체 회사 중 하나다. 근데 이 회사 이해하려면 딱 하나만 알면 된다. “메모리는 시클리컬 산업이다.” 이 문장을 모르고 하이닉스 주식 사는 건, 파도 주기 모르고 서핑하러 바다 들어가는 거랑 똑같다. 잘 타면 인생역전, 못 타면 물에 처박힌다. 오늘은 이 파도가 어디쯤 와 있는지 초보도 알 수 있게 풀어본다.

근데 니들 하이닉스 뭐하는데인줄은 알고사는거지?

1.먼저 이 롤러코스터 실적 좀 봐라

SK하이닉스 최근 성적표부터 깐다. 2026년 1분기 (공식 공시 기준)

  • 매출 52조 5,763억

  • 영업이익 37조 6,103억

  • 영업이익률 72퍼센트

  • 순이익 40조 3,459억

영업이익률 72퍼가 뭔 소리냐면, 100원어치 팔아서 72원이 남았다는 거다. 참고로 TSMC가 47퍼, 엔비디아가 60퍼다. 그 잘나가는 엔비디아보다 마진율이 높다. 한국 기업 역사상 분기 최대 실적이다.

자 근데 여기서 반전. 이 회사가 불과 2년 전인 2023년엔 영업손실 7조 7천억을 냈다. 적자다 적자. 7조를 까먹었어. 2년 만에 마이너스 7조에서 플러스 37조로 갈아탄 거다. 분기 하나 만에 옛날 1년치 적자를 뒤집고도 30조가 남는다.

이쯤 되면 눈치챘제? 이 회사 실적은 정상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정상적으로 미쳐 날뛰는” 회사다. 왜 이러냐. 시클리컬이라서 그렇다.

  1. 시클리컬이 도대체 뭔데 ?

시클리컬, 우리말로 “경기순환주” 또는 “주기산업”이다. 쉽게 말하면 실적이 롤러코스터처럼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산업이다.

비유를 들어보자. 근데 흔한 “배추 농사” 비유는 안 쓴다. 그거 틀렸거든. 배추는 김씨 이씨 박씨 아무나 심을 수 있지만, 메모리는 그렇지가 않다. 전 세계에서 딱 세 회사만 만든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이게 이 산업의 핵심이라, 비유부터 제대로 잡고 간다.

이렇게 상상해봐라. 전국에 황금배추 농장이 딱 3개밖에 없다. 진입장벽이 살벌해서 새 농장을 지으려면 수조 원에 몇 년이 걸린다. 그래서 아무나 못 들어온다. 이 셋이 시장을 나눠먹는 과점이다.

“오, 그럼 셋이 사이좋게 값 유지하면서 꿀 빨겠네?” 라고 생각했다면 땡이다. 정확히 반대다. 이 과점 구조가 오히려 사이클을 더 크게 만든다. 원리가 이렇다.

농장이 3개뿐이니까, 한 놈이 “야 요즘 배추 수요 폭발한다, 밭 넓히자” 하고 지르면 나머지 둘도 가만 못 있는다. 점유율 뺏길까봐 따라서 밭을 넓힌다. 3개 농장이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밭을 확장하는 거다. 몇 년 뒤 이 3사 배추가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면? 값이 폭삭 무너진다. 셋 다 같이 피 보는 논리

이걸 업계에선 “치킨게임”이라고 부르지. 마주보고 달리는 차 두 대가 서로 안 비키다가 같이 박는 게임. 플레이어가 적을수록 각자의 삽질이 시장 전체에 주는 충격이 커진다. 그래서 과점이 사이클을 없애기는커녕 더 무섭게 출렁이게 만드는 거다.

여기서 초보들이 제일 헷갈리는 포인트 하나 박아준다. “진입장벽이 높다”는 거랑 “가격이 안 무너진다”는 건 완전히 별개 문제다. 아무리 아무나 못 들어오는 시장이어도, 안에 있는 3명이 동시에 물량을 늘리면 가격은 무너진다. 문지기가 아무리 세도, 이미 안에 들어와 있는 놈들끼리 치고받으면 소용없는 거다.

정리하면 메모리가 시클리컬인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메모리는 사실상 “규격품”이다. 삼성 D램이나 하이닉스 D램이나 성능이 거기서 거기라, 브랜드 충성도가 없다. 그냥 싼 놈 사면 된다. 그래서 가격이 전부다. (HBM은 좀 다른데, 이건 뒤에서 다시 얘기한다)

둘째, 공장(팹) 하나 짓는 데 몇 조, 몇 년이 걸린다. 수요 늘었다고 바로 못 만들고, 수요 줄어도 이미 지은 공장은 계속 돌아간다. 이 시차 때문에 가격이 미친 듯이 출렁인다.

셋째, 위에서 말한 3사 과점 + 치킨게임 구조.

  1. 그래서 과거에 어떻게 됐냐 ? - 역사는 반복되냐?

말로만 시클리컬이라고 하면 감이 안 오제. 숫자로 보여준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 SK하이닉스 합산 영업이익 추이다.

  • 2018년: 65조원 > “메모리 슈퍼사이클” 초호황, 다들 축제

  • 2019년: 16.7조원 > 1년 만에 74퍼 증발. 파티 끝.

  • 2021년: 42조원 > 코로나 특수로 다시 회복

  • 2022년: 31.5조원 > 슬슬 꺾임

  • 2023년: 마이너스 22.6조원 > 적자 전환.. 지옥.

  • 2026년(전망): 최대 600조원 > 역대급 초 개 씹 슈퍼사이클

보이나? 65조 > 16.7조 > 42조 > 31.5조 > 마이너스 22.6조 > 600조

이게 정상적인 기업의 실적 그래프냐. 심전도 그래프지. 위아래로 미친 듯이 튄다. 이게 시클리컬의 실체다.

그리고 여기서 아까 과점 얘기의 결정적 증거. 2023년 그 지옥을 봐라. 그때도 삼성 마이크론 하닉 3사 과점이었다. 새로 진입한 놈 하나도 없었고.. 근데 결과가 뭐였냐?

하이닉스 영업손실 7.7조, 삼성 반도체(DS) 부문 적자 14.9조. 둘이 합쳐 22조를 날렸다. 3사 독점인데도 조 단위로 처박은 거다.

이게 “과점이니까 안전하다”는 논리의 사망 증명서다. 진입장벽이 아무리 높아도 사이클은 온다. 3사 독점이 적자를 막아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한 가지 덧붙이면, 원래 이 판엔 회사가 훨씬 많았다. 일본 미국 독일 대만 업체 수십 개가 난립했었어. 근데 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치킨게임을 하도 살벌하게 벌여서 독일 키몬다(2009년 파산), 일본 엘피다(2012년 파산)가 줄줄이 죽어나갔다.

그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게 지금 3사다. 즉 지금의 과점은 “사이클이 사라져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사이클이 하도 잔인해서 약한 놈들이 다 죽어서” 만들어진 거다. 과점 자체가 시클리컬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는 증거인 셈이다.

다만 하나는 인정하자. 3사로 정리되고 나서는 다운턴이 오면 “감산 눈치싸움”이 예전보다 빨라졌다. 수십 개가 난립할 때보다 3명이 서로 눈치보며 생산 줄이는 게 합이 잘 맞으니까. 그래서 사이클이 예전보다는 짧아졌다. 근데 짧아진 거지 없어진 게 아니다. 이게 강세론과 약세론이 싸우는 진짜 전선인데, 이건 뒤에서 제대로 다룬다.

그리고 진짜 무서운 팩트 하나 더 2018년 슈퍼사이클 때 하이닉스 주가는 그해 5월에 고점(9만얼마)을 찍었다. 근데 회사 영업이익은 그 뒤로도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적은 계속 신기록 세우는데 주가는 이미 5개월 전에 고점 찍고 떨어지기 시작한 거다. 결국 8개월 만에 약 40퍼 가량 빠졌다.

이게 메모리 주식의 핵심 생리다. 주가는 실적을 5개월 앞서간다. 실적이 사상 최고라고 좋아할 때가 사실은 주가 꼭지인 경우가 많다. “실적 나오면 사야지” 하는 놈이 제일 늦게 물리는 이유기도하고.

  1. 근데 이 회사 정확히 뭐 하는 회사냐

기본기 좀 깔자. 아마 모르는사람이 80%는 될거같은데..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를 만든다. 메모리는 크게 두 종류다.

D램 : 우리가 디램단 디램단 하는 그 디램이 이거다. 컴퓨터가 “지금 당장” 쓰는 임시 기억장치. 책상 위 작업공간이라고 보면 된다. 넓을수록 여러 개 펼쳐놓고 일할 수 있다. 전원 끄면 다 날아간다.

낸드 : 데이터를 “저장”하는 창고. 전원 꺼도 안 날아간다. SSD, USB에 들어가는 게 이거다. 샌디스크,키옥시아 이쪽이 낸드계열이다. 삼성은 둘다하고

여기까진 옛날 얘기고, 지금 하이닉스를 슈퍼스타로 만든 건 따로 있다. HBM이다.

HBM이 뭐냐? 솔직히 지금까지 모르고 하이닉스샀으면 바로 셀프 관자놀이 고문을 실행하고 읽어라.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올려서 데이터 전송속도를 극단적으로 높인 초고성능 메모리다. AI 반도체(엔비디아 GPU)에 딱 붙어서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주고받는다. AI가 학습하고 추론하려면 이게 반드시 필요하다. 느그들이 챗GPT, 제미나이로 똥만들때 돌리는 LLM 쓰려면 데이터센터마다 이 HBM이 산더미로 들어간다.

그리고 이 HBM 시장을 SK하이닉스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25년 2분기 기준 점유율

  • SK하이닉스 62퍼센트

  • 마이크론 21퍼센트

  • 삼성전자 17퍼센트

삼성을 3배 넘게 따돌리고 1등이다. 그 콧대 높던 삼성이 메모리에서 하이닉스한테 밀린 거다. 격세지감. HBM이 일반 D램보다 가격이 5배에서 10배 비싸니까, 이 비싼 걸 제일 많이 파는 하이닉스 마진율이 72퍼까지 치솟은 거다.

물론 지금은 삼성이 20% 후반대랬나 정확한게없어서 걍 서치하다 나온걸로썼다는건 감안하고.

  1. 왜 지금 실적이 미쳤나?

앞에서 말한 “3개 황금농장 배추밭”에 갑자기 전국민이 김치를 미친 듯이 담그기 시작한 상황이다. 그 김치의 정체가 AI다.

챗GPT 이후 전 세계 빅테크가 AI 데이터센터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이 데이터센터엔 메모리가 무지막지하게 들어간다. 특히 HBM. 수요가 폭발하는데 공급은 공장 짓는 속도로만 늘어나니까, 황금배추값이 로켓처럼 솟았다.

숫자로 보자. 1분기에 D램 평균판매가격이 한 분기 만에 60퍼 중반 뛰었다. 낸드는 70퍼 중반 올랐다. 물건을 더 많이 판 게 아니라, 같은 물건을 훨씬 비싸게 판 거다. 이게 이익률 72퍼의 비밀이다. 진짜 부르는게 값인겨 미친거지

그리고 지금 물량은 이미 완판이다. 2026년 생산할 메모리가 이미 다 팔렸다. 만들기도 전에 예약 끝. 빅테크들이 3년 이상 장기공급계약으로 물량을 미리 싹쓸이하고 있다. 없어서 못 파는 상황.

  1. 2027, 28, 29년은 어떻게 될까?

자 니들이 제일 궁금해할 부분이다. 앞으로 몇 년치 전망을 다 긁어모았다.주요 증권사 컨센서스 기준이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

  • 2025년: 약 47조원 (실적 확정)

  • 2026년: 약 265조원 (전년 대비 약 462퍼 폭증)

  • 2027년: 약 386조에서 454조원 (증권사마다 편차, 계속 증익)

  • 2028년: 증가세 둔화 또는 감소 전망

참고로 KB증권은 좀 더 공격적으로 2026년 280조, 2027년 454조를 부른다. 2027년 영업이익 454조가 어느 정도냐면, 마이크로소프트(약 245조)랑 구글(약 240조)의 예상 영업이익을 합친 것보다 많다. 반도체 회사 하나가.. 미치긴했어잉 그쟈?

여기서 반드시 캐치해야 할 포인트. 2026년, 2027년까지는 우상향인데 2028년부터 컨센서스가 “둔화 또는 감소”로 꺾인다는 것.

이게 뭘 의미하냐. 시장도 알고 있다는 거다. 이 파티가 2027년쯤 정점을 찍고 2028년부터는 내려올 수 있다는 걸. 아무리 슈퍼사이클이어도 컨센서스에 이미 “피크아웃”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왜 하필 2028년이냐. 삼성, SK, 마이크론이 지금 5,0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증설에 들어갔는데, 이 공장들이 다 지어져서 물건을 쏟아내기 시작하는 시점이 대략 2028년 전후다. 아까 그 3개 농장이 지금 다 같이 밭을 갈아엎고 있는 거다. 그 황금배추가 시장에 풀리는 순간이 2028년이라는 얘기.

  1. 밸류에이션의 함정

여기가 진짜 중요하다. 집중해라..

SK하이닉스 PER이 지금 6배에서 8배 수준이다. 참고로 PER은 “주가가 순이익의 몇 배냐”를 나타내는 지표고, 보통 낮을수록 싸다고 본다. 미국 마이크론이 7배에서 9배니까, 하이닉스가 오히려 더 싸다. 그래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다, 저평가다, 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근데 여기 함정이 있다. 시클리컬 주식에서는 PER이 낮을 때가 오히려 위험 신호다. 이걸 “PER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와이 그런지 초보용으로 설명한다. PER = 주가 ÷ 순이익이다. 지금 하이닉스는 순이익이 역대급으로 폭발한 상태다. 분모가 커지면 PER은 자동으로 작아진다. 즉 실적이 꼭지일 때 PER이 제일 낮게 나온다.

반대로 2023년 적자일 때는 순이익이 마이너스라 PER 계산 자체가 안 되거나 수백 배로 튄다. 그때가 주가 바닥이었다.

정리하면 이렇다.

  • 실적 최고 = 순이익 최대 = PER 최저 = 겉보기엔 제일 싸 보임 = 실제로는 꼭지일 수 있음

  • 실적 최악 = 순이익 최소/적자 = PER 최고 = 겉보기엔 제일 비싸 보임 = 실제로는 바닥일 수 있음

그래서 일반 주식 볼 때 쓰는 “PER 낮으니까 싸다” 논리를 메모리 주식에 그대로 갖다대면 정확히 반대로 물릴 수 있다. 시클리컬은 PER이 아니라 “사이클의 어느 지점이냐”로 봐야 한다.

이게 하수와 중수를 가르는 지점이다.

“PER 6배? 오우 씨발 군침이 싹도노 개싸네 사자” 하는 순간 호구된다.

진짜 질문은 “지금이 황금배추값이 꼭지냐 바닥이냐”이다.

  1. 나스닥 입성이라는 이벤트

2026년 7월 10일,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정확히는 ADR 이라는 형태다. 한국 원주를 미국 예탁기관에 맡기고 달러 표시 증서를 미국에서 거래하게 만든 것

규모가 미쳤다. 공모가 1주당 149달러, 총 265억 달러(약 40조원)를 조달했다. 이게 알리바바(250억 달러), 사우디 아람코(256억 달러)를 넘어선 미국 상장 외국기업 사상 최대 규모다. 상장 첫날 13퍼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마이크론(약 1.1조 달러)을 넘어서기도 했다.

왜 나스닥 갔냐? 두 가지다. 첫째, 40조 현금 확보해서 HBM 증설에 쓴다. 둘째, “코리아 디스카운트” 탈출이다. 미국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쉬워지고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되면 ETF 자금이 기계적으로 들어온다. 마이크론 수준으로 리레이팅 받을 기대감.

근데 여기서 블랙코미디. 그렇게 폼나게 상장했는데, 정작 상장 전후로 국내 주가는 고점 대비 약 40퍼 빠졌다. 상장이 호재가 아니라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전형적인 차익실현 트리거가 된 거다. 잔칫날 손님들이 축의금 안 내고 밥만 먹고 튄 격.

  1. 양날의 검, 그러니까 이 파티가 끝날 시나리오들

지금까지 좋은 얘기 많이 했으니 이제 찬물 끼얹는다. 이게 진짜 중요하다. 하이닉스는 지금 축복받은 회사지만, 그 축복의 원천이 그대로 저주의 씨앗이다.

리스크 하나. 결국 시클리컬이다

아무리 “AI로 세상이 바뀌었다”고 해도 메모리는 메모리다. 역사상 모든 슈퍼사이클 때마다 “이번엔 다르다”는 소리가 나왔고, 결과적으로 단 한 번도 사이클을 벗어난 적이 없다. 2023년 3사 동반적자가 불과 몇 년 전 일이다. 2028년 전후로 대규모 증설 물량이 풀리면 공급과잉이 재현될 수 있다. FT와 테크인사이츠 같은 곳은 이미 2028년에서 2029년 공급과잉 재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리스크 둘. 삼성의 역습

지금까지 HBM3E 세대에선 하이닉스가 62퍼로 압도했다. 근데 다음 세대인 HBM4부터 판이 흔들린다. 대신증권 추정으로 HBM4 점유율이 하이닉스 55퍼, 삼성 28퍼, 마이크론 17퍼다. 하이닉스가 71퍼에서 55퍼로 내려앉고 삼성이 치고 올라온다는 그림. 심지어 AMD는 차세대 칩 HBM4 주공급사로 삼성을 지목했다. 하이닉스 독주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는 신호일 수 있다. 독점이 깨지면 마진도 깨진다.

리스크 셋. HBM도 결국 D램 웨이퍼로 만든다

이게 강세론이 제일 말 안 하는 부분이다. HBM이 아무리 특별하고 비싸도, 결국 D램 웨이퍼를 깎아서 만든다. 즉 HBM 생산라인이랑 범용 D램 생산라인이 같은 공장 캐파를 나눠 쓴다는 거다. 지금은 다들 HBM에 캐파를 몰아주고 있는데, 나중에 HBM 수요가 꺾여서 이 캐파가 범용 D램으로 전환되면? 그게 고스란히 범용 D램 공급과잉 폭탄이 된다. HBM 특수가 영원할 거라는 가정이 깨지는 순간 이 폭탄이 터진다.

리스크 넷. AI 버블 논란

이 모든 스토리의 대전제는 “빅테크가 AI에 돈을 계속 쏟아붓는다”는 거잖아? 근데 이게 흔들리는 조짐이 나왔다. 2026년 7월, 메타가 “남는 AI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팔겠다”고 하자 시장이 “어? AI 투자 둔화 신호 아니야?” 하고 반도체주를 패대기쳤다. 애플도 중국 메모리 공급망 다변화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AI 투자가 기대만큼 안 나오면, 지금의 완판 행진은 언제든 재고 폭탄으로 바뀔 수 있다.

리스크 다섯. 단일 사업 구조

하이닉스는 사실상 메모리 원툴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말고도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가 있어서 메모리가 죽어도 어느정도는 버틴다. 하이닉스는 메모리가 무너지면 같이 무너진다. 호황엔 이 집중이 폭발적 상승을 만들지만, 불황엔 방어막이 없다. 2023년 7조 적자가 그 증거다.

  1. 그래서 “이번엔 진짜 다른가?”

이게 이 종목의 진짜 논쟁이다. 여기서 먼저 정리하고 갈 게 있다. “메모리가 시클리컬이냐 아니냐”는 논쟁거리가 아니다. 그건 그냥 정설이다. 반박하는 진지한 애널이 거의 없어. 진짜 논쟁은 이거다. “이번 사이클이 구조적으로 완만해졌냐, 아니면 진폭만 커진 채 여전히 옛날과 똑같이 처박히냐.” 양쪽 다 들어봐라.

첫째 “이번엔 완만하다” 진영 -강세론

한국투자증권 채민숙 연구원 같은 쪽은 “AI 추론 수요의 고도화로 메모리 사이클이 과거 2년 주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본다. 근거가 아예 없진 않다. HBM은 옛날 범용 D램이랑 물건이 다르다. HBM4부터는 고객 맞춤 설계에 가까워서 아무나 못 만들고, 장기공급계약으로 물량이랑 가격을 미리 묶어놔서 스팟 가격 출렁임에 덜 노출된다. 이건 진짜 사이클 완화 요인 맞다. 하이닉스 CEO 곽노정도 “2027년은 업계 역사상 최악의 공급난이 올 것이고, 2030년 이후에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 젠슨 황도 “AI 메모리 부족은 수년간 지속된다”고 거들었다.

둘째 “그런 소리 옛날에도 했다” 진영 -약세론

2018년에도, 2021년에도 “이번엔 다르다”고 했다. 그리고 매번 틀렸다. 슈퍼사이클의 반대말은 슈퍼다운사이클이고, 올라간 만큼 내려온다. 지금 3사가 5,000억 달러를 증설에 쏟아붓는데 이 물량이 풀리는 2028년이 문제다. 그리고 장기공급계약도 신이 아니다. 사이클 꺾이면 물량 재협상 들어가고 계약 축소된다. “장기계약이니까 안전하다”는 건 다운턴 안 겪어본 소리다. 게다가 위에서 말했듯 HBM도 결국 D램 웨이퍼 공유라, HBM 꺾이면 그 캐파가 범용으로 넘어와 공급과잉을 만든다.

무게추를 냉정하게 달면, “여전히 사이클이다”가 6대 4에서 7대 3 정도로 우세하다. 근데 강세론도 무시 못 한다. HBM이 범용이랑 다르다는 건 팩트고, 장기공급계약으로 진폭이 완화되는 것도 사실이라서. 그래서 지금 판단은 “사이클이 사라졌냐”가 아니라 “이번 산이 높은 만큼 골도 깊을 거냐, 아니면 이번엔 골이 얕게 완만히 내려올 거냐”다. 그게 진짜 판돈이 걸린 지점이다.

  1. 결론

SK하이닉스는 지금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는 회사다. 이건 팩트다. HBM 1등, 마진율 72퍼, 나스닥 입성, 없어서 못 파는 물량. 다 진짜다.

근데 이 회사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시클리컬이다. 파도를 타는 회사다. 3사 과점이라 진입장벽은 높지만, 그 과점이 오히려 치킨게임을 만들어서 사이클을 더 키운다. 2023년 3사가 다 같이 적자 낸 게 그 증거다. 지금 이 파도가 역대급으로 크다는 건 확실한데, 문제는 이 파도가 이제 막 올라타는 초입인지, 아니면 이미 정점 근처인지다. 컨센서스는 2027년 정점, 2028년 하락을 그리고 있다. 시장은 파티가 언젠가 끝난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이다.

왕초보주주에게 전하고 싶은 말. 하이닉스는 “싸니까 사는” 주식이 아니다. PER 6배라는 숫자에 속지 마라. 시클리컬 주식에서 그건 오히려 꼭지 신호일 수 있다. 그리고 “3사 독점이니까 안전하다”는 말에도 속지 마라. 독점이 2023년 적자를 못 막았다. 이 종목은 “지금이 사이클의 어디쯤이냐”를 판단하는 게임이지, 밸류에이션이나 독점 프리미엄 게임이 아니다.

파도를 탈 자신 있으면 타라. 근데 언제 내려올지 계획 없이 올라타면, 2018년에 “실적 사상 최고인데 왜 주가는 빠지지?” 하다가 40퍼 물린 그 사람들 꼴 난다. 파도는 반드시 부서진다. 문제는 니가 그 전에 내릴 수 있느냐다.

이건 종목 추천이 아니라 존버맨의 뇌피셜이고, 니 계좌는 니가 지켜라. 모든 숫자는 공시 및 증권사 컨센서스 기준이며 시점에 따라 바뀐다. 특히 시클리컬은 컨센서스가 제일 안 맞는 동네다 참고만 해라.

P.S 디램단은 승리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