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찬과 닛신이 매운 크림 볶음면을 정규 제품으로 냈다. 두 회사 보도자료에는 Korean도 Buldak도 없다. 남의 유행이었다면 자기 정규 라인업으로 만들지 않았을 테니, 이건 불닭이 카테고리가 됐다는 가장 강한 증거다. 그런데 같은 사실이 정반대 결론도 지지한다. 경쟁사가 내 브랜드 이름을 지우고 내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카테고리가 내 소유가 아니라는 증거다.

법과 사전이 이를 확인해준다. 특허법원은 2008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불닭을 일반명사로 판단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작년에 ramyeon을 실었지만 buldak은 싣지 않았다. 카테고리 창출자에게 돌아오는 보상은 브랜드 지대가 아니라, 문을 열어준 대가로 남들과 나눠 갖는 파이 한 조각이다.

근거

문을 연 건 불닭인데 그 문으로 남들이 같이 들어옴.

중국에서 화계면은 인스턴트면 시장의 5~7%를 차지하는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불닭이 만든 카테고리다. 그런데 1위는 바이샹이고 삼양은 2위이며, 로컬 제품 가격은 삼양의 절반이다. 미국도 라면 점유율 8%로 4위다(마루찬 43%, 닛신 22%, 농심 19%).

여기서 배울 패턴은 이렇다. 선점자는 수요를 창출하고, 후발 로컬은 가격으로 그 수요를 회수한다. 카테고리 창출은 진입장벽이 아니라 진입 유인이다. 창출자가 지대를 지키려면 이름이 일반명사가 되기 전에 다른 해자 — 원가, 유통 장악, 규제 인증 — 로 갈아타야 한다. 삼양이 2014년 국내·2017년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을 라면업계 최초로 받아 UAE 한국 라면 수입의 71%를 잡은 것이 그 사례이고, 반대로 중국과 미국에서 밀린 것은 그 전환이 늦었던 사례다.

투자 관점에서 던질 질문도 바뀐다. “잘 팔리나”가 아니라 **“카테고리 1등 자리를 잡을 수 있나”**다.

연결된 생각

출처

클리핑 · 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