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엔 현금·단기채에 묶어두고, 증시가 폭락해서 다들 곡소리 낼 때 지수 ETF를 분할 매수한다.” 6경로 중 첫 번째이자 가장 머리 쓸 필요 없다고 소개된 길이다. 그런데 이 전략의 수익률 계산에는 결정적 항목이 빠져 있다. 기다린 3년의 시장 수익률이다.
근거
3년 동안 단 한 번도 매수를 안 할 수도 있거든요. … 사이클 한 번 타고 30%~40% 먹는 건 허황된 꿈이 아니에요.
3년 대기 후 사이클당 30~40%를 얻었다고 하자. 연환산하면 대략 9~12%다. 같은 3년 동안 지수가 조정 없이 연 10%씩 올랐다면, 현금으로 대기한 사람은 폭락 매수에 성공하고도 그냥 처음부터 사서 들고 있던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게다가 대기 기간의 현금은 세후 실질수익이 인플레이션에 잠식된다. 즉 이 전략은 “머리 쓸 필요 없는 길”이 아니라, 시장이 3년 안에 충분히 깊게 무너져 준다는 데 거는 암묵적 마켓 타이밍 베팅이다.
그렇다면 이 전략이 성립하는 조건은 무엇인가. 하나, 폭락이 실제로 주기적으로 온다 — 역사적으로 맞다. 둘, 폭락 시점에 실제로 매수 버튼을 누른다 — 대부분 실패한다. 뉴스에서 증안펀드 얘기가 나오는 국면은 사후에 보니 바닥이었던 것이지, 그 순간엔 더 떨어질 것처럼 보인다. 셋, 대기 기간의 기회비용을 감당할 만큼 시장 밸류에이션이 높았다.
내 결론은 이 전략을 버리라는 게 아니다. 정직하게 회계하자는 것이다. 이 길을 선택한다면 성과 기준선을 “매수가 대비 수익률”이 아니라 “같은 기간 지수 바이앤홀드 대비 초과수익”으로 잡아야 한다. 그 기준으로 3년을 측정해서 이기지 못한다면, 기다림의 미학이 아니라 그냥 비싼 취미다.
연결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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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809-three-year-endurance-is-the-real-strategy-filter — 견딜 수 있는가와 별개로, 견디는 비용도 계산해야 한다
- 20260510-wealthy-prefer-sector-etfs-due-to-analytical-limits — 지수 ETF 선택 자체는 분석 한계를 인정한 합리적 귀결이다
- sector-rotation-insight — 폭락 대기 대신 자금 이동 경로를 좇는 대안적 접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