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의 독과점 심사와 그에 따른 매각 절차가 진행되는 기간은 지도상에서는 잠시 멈춰있는 안전한 시간처럼 보이지만, 치열한 IT 플랫폼 시장에서는 치명적인 ‘퇴보의 시간’이다. 딜리버리히어로의 조건부 요기요 매각 과정은 규제의 공백기가 기업을 어떻게 질식시키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내는 것이 최상위 과제가 되면, 모회사는 당국을 자극할 수 있는 어떠한 공격적 투자나 시장 교란(혁신)도 허락하지 않는다. 더욱이 곧 시장에 팔려나갈 기업을 위해 대규모 자본을 투입할 주주는 세상에 없다. 결국 이 2년의 지리한 공백 기간 동안 요기요가 구상했던 퀵커머스 확장과 통합 플랫폼 시나리오는 완전히 사장되었고, 경영진은 구조적 무력감 속에서 경쟁자의 무서운 추격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만 했다.
제도의 시계는 시장의 시계를 결코 따라가지 못하며, 그 사이 기업이 가진 혁신의 모멘텀은 차갑게 식어버린다.
근거
100% 지분을 가진 주주(본사)와 현지 경영진의 어긋난 이해관계가 기업의 성장을 어떻게 마비시키는지 잘 드러난다.
공정위 심사 1년, 매각 절차 1년, 도합 2년의 시간 동안 요기요는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모든 기회를 봉인당했다. (중략) 인수 대상이 될 경쟁 기업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주주는 없다.
연결된 생각
- 20260610-position-dictates-leadership-decisions — 현지 경영진은 생존을 위한 혁신을 갈망하지만, 매각을 완수해야 하는 본사 주주의 단기적 책임 구조가 이를 원천 봉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