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술 담론에 만연한 기술결정론 — EP78 사례
핵심 통찰
EP78은 한국 기술 담론의 전형적인 기술결정론(technological determinism) 을 여실히 보여준다. 발화자들은 기술 발전을 ‘필연적이고 자율적인 힘’으로 전제하고, 사회는 이에 ‘적응’해야 한다는 암묵적 프레임을 공유한다. 이는 기술의 사회적 구성(social shaping of technology) 가능성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이데올로기적 장치다.
주요 증거
- ‘기술 발전은 막을 수 없다’는 전제: 에피소드 전반에 걸쳐 AI 발전을 자연재해나 기후 변화처럼 ‘불가항력적’인 것으로 묘사. 이는 인간의 선택과 정치적 결정의 역할을 은폐.
- ‘적응’과 ‘생존’의 수사: 스타트업 실패를 ‘적응하지 못한 탓’으로 돌리며, 시스템적 문제(자본, 규제, 인프라)를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
- 대안적 미래의 부재: ‘AI가 가져올 미래’에 대한 논의는 있지만, ‘AI를 어떻게 다르게 디자인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전무. 이는 현재의 기술 발전 방향이 유일한 것인 양 가정.
비약적 연결
기술결정론은 냉전 시기 ‘근대화 이론(modernization theory)‘의 직접적 후예다. 당시 서구는 개발도상국에 ‘기술 이전 = 발전’이라는 등식을 강요했고, 이는 신식민주의적 종속 관계를 강화했다. EP78의 ‘한국적 AI 발전’ 담론은, 글로벌 기술 플랫폼(구글, 오픈AI)에 대한 한국의 종속적 위치를 은폐하고 ‘자율적 주체’인 것처럼 꾸미는 이데올로기적 장치다.
전문가적 맥락
과학기술학(STS)의 ‘기술의 사회적 구성(SCOT)’ 이론에 따르면, 기술은 다양한 사회 집단의 해석과 협상의 결과물이다. EP78이 ‘기술 발전의 방향’을 논의하면서도 정작 ‘누구를 위한 기술인가’라는 질문을 생략하는 것은, 기술 담론에서 권력 관계를 분석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행동 지침
- 기술 담론을 분석할 때는 반드시 ‘기술 발전은 필연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것.
- ‘적응’과 ‘생존’이라는 수사가 등장하면, 그것이 누구의 책임을 은폐하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할 것.
- 대안적 기술 미래(alternative technological futures)를 상상하는 연습을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