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정체성 위기를 겪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은, 실상 인간이 자신의 정체성을 AI에 투영하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의 반영이다.
생각
ep92에서 논의된 AI의 정체성 문제는 흥미로운 역설을 드러낸다. AI는 스스로에 대한 어떤 내적 감각도 갖고 있지 않지만, 인간은 AI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AI에게 ‘성격’이나 ‘의도’를 부여한다. 이는 마치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타인인 양 착각하는 것과 유사하다.
핵심은 AI가 아니라 인간의 투영(projection) 이다. 우리는 AI에게서 우리 자신의 불안, 욕망, 두려움을 본다. AI가 ‘인간처럼’ 행동할수록, 우리는 AI에게 인간적인 특성을 부여하려는 충동을 강하게 느낀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오해가 아니라, 인간 정체성의 구성적 본질을 드러내는 단서다. 우리는 타자와의 관계를 통해서만 자신을 정의할 수 있다. AI는 새로운 종류의 ‘타자’로서, 우리에게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