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의 ‘탈(脫) IT’ 전략과 공급망 협상력 강화
삼성전기가 AI와 전장으로 사업을 전환하는 표면적 이유는 ‘성장성’과 ‘수익성’이지만, 그 이면에는 기존 IT 세트 고객사(애플, 삼성전자 등)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고객사(엔비디아, 테슬라 등)와의 직거래를 통해 공급망 내에서의 협상력과 가격 결정권을 획득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숨어 있다.
IT 세트 시장은 이미 성숙하여 고객사의 눈치를 보며 가격을 인하해야 하는 구조인 반면, AI와 전장 시장은 공급 부족과 고객사별 맞춤형 검증이 필수적이어서 공급사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제품 포트폴리오 변경이 아닌, 공급망 내 지위를 ‘가격 수용자(Price Taker)‘에서 ‘가격 결정자(Price Maker)‘로 전환시키려는 의도된 움직임이다.
이 전략이 성공하려면, 삼성전기는 기존의 대량 생산 체제에서 벗어나 고객사와의 기술 공동 개발(JDM) 역량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장기 공급 계약과 독점적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 만약 이 전환이 성공한다면, 삼성전기는 단순 부품사에서 핵심 기술 플랫폼 제공자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