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거대 플랫폼 기업들(네이버, 카카오, 배민, 쿠팡)이 쌓아 올린 ‘매체력(media power)‘은 고객과 공급자 사이의 중간자적 마진에 기반한다. 그러나 에이전트 시대에서는 이러한 중간자 역할이 근본적으로 해체될 수밖에 없다. OMO.BOT과 같은 에이전트 애플리케이션이 사용자 대신 배민, 쿠팡, 카카오택시를 조작해 버리면, 기존 플랫폼은 단순한 function call의 대상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핵심은 기존 UX가 고객에게 부과하는 ‘마찰(friction)‘이 정확히 기업의 마진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광고 인벤토리, 크로스셀, 업셀 구간, 반강제적인 UX flow — 이것들은 모두 플랫폼의 수익원이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비효율의 연속이다. 에이전트는 이 마찰을 단숨에 제거하며 완료된 결과(solution)만을 사용자에게 전달한다.
근거
노정석은 OpenClaw 밋업에서 직접 목격한 OMO.BOT 데모를 근거로 제시한다: “API가 있는 회사는 API를 연결하고, 아닌 회사는 CUA, Computer Use Agent를 연결해서 에뮬레이션… 배민 치킨 주문하는 것도 이 안에서 전부 구현.” 기존 플랫폼의 방어 논리(“walled garden”, “크롤러 차단”)는 “내 에뮬레이터에 내가 로그인해 놓고 그 에뮬레이터를 에이전트가 조작하면 어떻게 막죠? IP도 전부 다르고 모든 게 다를 텐데”라는 질문 앞에 무력해진다.
더 근본적인 논리는 Benedict Evans의 Bundle-Unbundle 프레임워크다. 인터넷이 신문·방송의 bundle을 unbundle했듯, AI는 모바일 앱 생태계의 bundle을 unbundle한다. “결국 거의 대부분의 서비스가 ChatGPT unbundling”이라는 통찰은 배민도, 쿠팡도 예외가 아님을 시사한다.
연결된 생각
- 20260606-all-problems-are-search-problems — 에이전트가 기존 플랫폼을 우회하는 능력은 AI가 모든 문제를 탐색 문제로 치환하는 패러다임의 직접적 결과
- 20260607-optimization-isomorphism-in-ai-era — disintermediation은 최적화 동형성 원리가 비즈니스 구조에 적용된 사례: “더 나은 해결책”이라는 목표 아래 기존 중간자가 최적화 대상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