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 : 유동성
오늘의 시장 상황
요즘 시장 변동성이 진짜 미쳤습니다. 미국 주식이던 한국 주식이던 이 시장을 보는 에너지가 진짜 말이 안되게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주식 투자를 하면서 시장에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 대한 이유를 굳이 알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러한 사고 방식이 투자를 망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는 이 변동성에는 꽤나 명확하고 논리적인 근거가 보이기 때문에, 오늘은 이 얘기를 한번 딥하게 파볼까 합니다.
[유가는 박살, 금리와 달러의 상대적 강세]
저희가 최근에 시장을 바라보면서 의문을 가졌던 특이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유가의 하락을 대하는 시장의 반응입니다
일단 이게 왜 이상한지 알려면, 시장의 뼈대를 알아야 합니다.
유가 상승 → 물가 상승 → 금리 인상 → 달러 강세 반대로 말하면 유가 하락 → 물가 하락 → 금리 인하 → 달러 약세 가 되는 아주 정직한 양의 상관관계 입니다.
근데 최근의 흐름을 한 번 볼까요?
유가는 급락하면서 전쟁 전의 가격대로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채 금리는 전쟁 이전 대비해서 약 9%는 높은 상황이고 달러 지수는 한 술 더 떠서 박스권을 상방으로 돌파하고 추세적 상승이 나오는 모습이 나오고 있습니다.
달러지수가 이렇게 강해지니, 유가를 제외한 다른 원자재들도(금, 은, 비트코인) 동반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고민해봐야 할 현재 시점의 본질]
여기서 우리가 고민해봐야하는 포인트는 명확합니다.
원래라면 유가가 빠지면서 “물가가 잡히겠네, 금리도 내리겠지?!” 하는 기대감이 시장을 지배해야 정상입니다.
근데 왜 지금 시장은 유가와 채권 금리 사이의 상관관계가 끊어져버린 걸까요?
이 상관관계가 끊어진 본질적 이유에 집중하면, 우리가 지금 시장에서 취해야할 스탠스 또한 명확해집니다.
[모순의 핵심 : 결국 시장에 돈이 마르고 있다.]
제 뇌피셜에 의한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유가와 금리가 따로 노는 모순은 바로 ‘전반적인 금융 시장의 유동성 부족’에서 기인했다고 봅니다.
이걸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금 연준 의장인 케빈 워시가 도대체 무슨 꿍꿍이를 갖고 있는지, 그 스탠스부터 야무지게 분석해봐야 합니다.
[케빈 워시의 큰 그림 : 양적긴축 + 금리 인하]
얼마 전 FOMC에서 연준이 겉으로는 “우리 금리 한 번 더 올릴 수 있어!” 라며 매차적인 스탠스를 보여주긴 했습니다.
근데 이건 제가 지난번 글에서 왜 이게 ‘그렇게 가능성이 높지 않은지’ 그리고 결국 장기적으로는 인하 쪽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설명해 드렸습니다!
근데 여기서 진짜 중요한 건 금리가 아닙니다. 케빈 워시가 예전부터 아주 꾸준하게 밀고 있는 본인만의 경제적 콤보가 있습니다.
바로 “양적 긴축(시장에 풀린 돈 회수) + 금리 인하”의 조합입니다.
실제로 이번 FOMC에서 워시 의장은 금리 방향에 대해서는 굳이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워시의 진짜 타깃은 금리가 아니라 ‘유동성(대차대조표)’ 자체를 줄이는 데에 있기 때문입니다.
[FOMC Q&A에 숨겨진 밑밥 (RMP 축소)]
이 관점에서 이번 FOMC의 Q&A를 잘 살펴보면, 소름 돋는 밑밥이 깔려있습니다.
바로 RMP(연준이 시장에 돈을 풀면서 국채를 사주는 작업)에 대한 내용입니다.
위 내용을 쉽게 말해보면, 연준이 대놓고 “음~ 우리가 보기에 지금 시장에 돈이 충분히 도는 것 같으면, 굳이 우리가 나서서 국채 사주면서 돈 풀 이유가 없지? 그러니깐 이거 언제든 확 줄이거나 멈출 수 있어~” 라며 빠져나갈 명분과 조건을 아주 명확하게 텍스트로 박아놨습니다.
한마디로 “이제 시장에 돈 그만 풀고 수도꼭지 잠글 거다”라는 선전포고를 아주 부드럽게 돌려서 말한 겁니다.
[케빈 워시의 큰 그림으로 향하는 성장통]
그럼 지금 시장 사황이 왜 이렇게 꼬였는지 퍼즐이 맞춰집니다.
지금 당장은 1회 금리 인상 가능성(매파적 스탠스)이 열려있어서 쫄리는데, 연준은 그 와중에 대차대조표까지 축소하면서 시장의 유동성을 말릴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돈이 마르니깐 당연히 채권 살 돈도 부족해져서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상승하며, 달러가 귀해지니 달러지수도 오르는 겁니다. 유가가 떨어지든 말든, 시장에 돈 자체가 귀해지니 이런 기현상이 발생하는 겁니다.
결국 지금의 변동성 장세는 케빈 워시가 그리는 ‘건강한 시장(유동성 거품이 빠지고 금리는 정상화되는)’이라는 큰 그림으로 가기 위해 겪는 성장통 구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트럼프의 진짜 속내: 주식보다 채권이 먼저다]
앞서 말씀드린 연준의 유동성 축소라는 큰 틀을 쥐고, 이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간에 돈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그 관계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솔직히 다들 주식시장이 폭락하면 “트럼프 중간선거 망하니깐 어떻게든 시장 살릴거야~” 라는 논리를 많이 펼치십니다. 근데 이게 반은 맞고 반응 틀린 말입니다.
트럼프 정부는 지금 금리에 목숨을 걸었다 봐도 무방한 상황입니다. 지금 미국 정부는 역사상 최고치에 달하는 부채와 그로 인한 막대한 이자 비용을 어떻게든 해결하는게 주가 부양보다 훨씬 더 급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트럼프 입장에서는 주식시장이 살짝 흔들리더라도 그걸 통해 국채 금리를 낮출 수만 있다면, 그게 중간선거의 승리 확률을 높이는 더 똑똑한 정책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 대다수 대중은 주식을 많이 쥐고 있지 않고, 주택 담보 대출이나 자동차 할부 같은 ‘생활 금리’에는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즉, 소수(주식 부자)를 희생시켜 다수(서민)를 돕는 게 정치적으로는 훨씬 유효한 카드일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트럼프 정부는 지난 25년 2월에 정부효율부(DOGE)를 앞세워 인위적인 경기 침체 분위기를 만들고 주가와 금리를 동시에 떨어뜨리는 스킬을 썼습니다.
비록 그 뒤에 무분별한 관세 폭탄이 미국의 신뢰도를 흔들며 국채 금리가 다시 튀는 부작용이 나오긴 했습니다. 어찌 됐든 이 과정에서 자산 거품이 꺼지면 고질적인 사회 문제인 ‘경제적 양극화’까지 슬쩍 해결해볼 수 있는 정치적 이점이 있습니다.
[모순의 비밀 1: 유가가 빠져도 금리가 안 내린 수급적 이유]
이 관점을 장착하고 최근 유가 → 채권 → 주식 의 연결고리를 보면 최근 시장에 가졌던 모순이 해결되기 시작됩니다.
첫 번째로, 유가가 박스권을 이탈하며 하락추세를 그림에도 불구하고 국채 금리는 하락하지 않고 버텼던 지점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제가 지속적으로 의문을 갖고 있던 지점입니다.
결국 유가 → 채권 → 주식 의 상관관계가 깨진 본질은 ‘수급’에 있었습니다.
이번 3분기에 미국 정부는 약 6,700억 달러 수준의 국채 발행을 예고해 둔 상태입니다. 국채 공급이 많아지니 채권 가격이 내려가고,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는겁니다.
그리고 특히 이 무수한 물량 중 상당수가 ‘단기채’ 위주로 발행됩니다.
시장에 단기 국채 공급이 미친 듯이 쏟아진다는 소리니, 당연히 단기채 가격은 떨어지고 단기 금리는 유별나게 강세를 보일 수 밖에 없는 겁니다.
[모순의 비밀 2: 돈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저번 주부터 미국 정부의 이 어마어마한 채권 공급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이번 주부터 시장에 아주 뚜렷한 변화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졌습니다.
1/ 상방을 돌파했던 채권 금리의 뚜렷한 하락(채권 가격 상승)이 진행됐습니다. 2/ 금, 은, 구리, 비트코인 할 것 없이 원자재 시장의 모든 상품들이 일제히 동반 급락을 보였습니다. 3/ 그리고 바로 이 시점부터 우리 주식 시장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며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세 가지 현상이 가리키는 것은 이 퍼즐을 맞춰보면 답이 나옵니다.
원래 국채 공급이 많아지면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국채 금리는 상승해야 합니다. 근데 지금은 국채 공급이 많아졌음에도 국채 금리는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급보다 더 많은 수요가 채권 시장으로 들어갔음을 의미하며, 이 시점과 동시에 주식과 원자재 시장은 바로 하락 흐름이 나왔습니다. (주식 시장에 남아있던 돈들이 대부분 채권 시장으로 흘러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지금 증시가 미친듯이 흔들리는 원인은 연준의 금리 인상 압박과 양적 완화 중단 경계심으로 인해 금융시장 전반의 총 유동성이 줄어드는 와중에, 그나마 주식시장에 남아있던 돈들이 채권시장 쪽으로 옮겨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유동성의 마법: 금리를 이긴 5월의 주식시장]
방금까지 우리가 살펴본 ‘유동성 축소’에 의한 관점에서 최근 시장을 생각해보면, 그동안 증시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금리 상승 구간에서도 왜 이렇게 강했는지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여기서 아주 중요한 낯선 지표 하나를 설명드려보겠습니다. 바로 ‘SOFR-IORB 스프레드’라는 지표인데요, 복잡한 거 다 빼고 쉽게 말해 ‘단기 유동성(시장에 도는 돈) 측정 지표’입니다.
이 지표가 위로 ‘팡!’ 하고 튀어 오르면 “아, 지금 시장에 당장 굴릴 단기 자금이 엄청 쪼들리는구나!”라는 뜻이고, 반대로 아래로 쑥 내려가면 “오, 시장에 단기 자금이 아주 넘쳐흐르네!”라는 뜻입니다.
[미친 상승의 정체는 결국 ‘과잉 유동성’]
이 지표를 보면, 지난 5월에 무려 -0.15bp까지 훅 떨어지는 모습이 나옵니다. 한마디로 시장에 단기 자금이 아주 미친 듯이, 과할 정도로 빵빵하게 넘쳐났다는 의미죠.
이걸 통해 왜 당시에 국채 금리가 그렇게 무섭게 폭등을 하고 정세가 어지러웠음에도, 글로벌 증시가 강하게 버티면서 심지어 상승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 ‘과잉 유동성’이 주식시장을 밀어올렸기 때문입니다.
[숫자로 증명된 유동성 이탈]
자, 그러면 본론입니다.
제가 앞서서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경계와 3분기 채권 공급 폭탄으로 인해 주식 시장의 유동성이 싹말라가고 있다고 말씀드렸죠?
증시를 밑에서 받쳐주던 이 ‘과잉 유동성’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증시의 하방 지지력이 순식간에 약해지면서, 아주 작은 악재나 충격에도 시장이 흐물흐물 무너지는 굉장히 약한 흐름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마치 지금처럼 말이죠)
실제로 현재 시장의 자금 흐름을보여주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자금 동향 보고서를 보면, 이 현상이 정확히 숫자로 증명됩니다.
그동안 미국 주식형 펀드에는 무려 약 1200억 달러라는 역대급 자금이 들어오면서 시장을 밀어 올렸습니다. 그런데 바로 최근, 무려 85억 달러의 ‘순유출’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주식 시장에서 거대한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한겁니다.
[결론 : 지금은 유동성 측면에서 취약한 국면입니다]
결론적으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지금 우리 증시는 펀더멘탈은 엄청나게 좋은 상황이지만, 그동안 쌓여왔던 ‘유동성 뽕’이 빠지면서 굉장히 취약한 국면에 진입해가는 과정입니다.
단기 유동성은 마르고, 돈은 안전한 채권으로 넘어가며, 주식시장의 매수 대기 자금은 비워지고 있습니다. 이런 장에서는 “가즈아!”를 외치며 섣불리 주식 비중을 늘려갈 때가 아닙니다.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두고, 시장의 하방 지지력이 얇아졌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방어적인 ‘살아남는 매매’를 해야하는 시점입니다.
현 시점에서 종목별 대응도 중요하지만, 시장의 추세적 관점에서도 종목의 비중들을 일괄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생각됩니다.